http://www.my222.net/zbxe/17951이틀 전의 기억~
마누라와 함께 지하철 4호선을 타고 운좋게 앉아 갈 수 있었다.
바로 우리 옆자리에는 연인인 듯 한참 선하게 생긴 총각과 야물딱진 아가씨가 쉴새 없이 열심히 떠들고 있었다.
나와 마누라는 평소처럼 책을 읽다가 그들의 악의 없는 수다로 인해 정신이 한참 산만해졌다.

혜화역에선가?
범상치 않은 여자 둘이 승차하더니만 우리 앞에 각각이 다가와서 우뚝 섰다.
내 앞에 여자는 지하철에서 가끔 마주치는 약간 푸짐한 아가씨였고,
마누라 앞에 선 여자는 처음본 얼굴임에도 우뇌에 강인하게 꼽혀오는 그런 여자였다. 시쳇말로 인상 더러웠다. ㅡㅡ;;
잠시 후 요란한 벨이 울리고, 그 험악한 여자는 목소리마저 험악하게 전활 받는다.
"이봐요~ 창X씨! 전화하지 말라고 했죠. 어쩌구 저쩌구~"
아마도 창X는 자신을 쫒아 다니는 남자인가 보다.
뭐... 누구나 사랑받을 권리는 있으므로...
하지만 그 험악한 여자는 열심히 통화만 하는 단지 인상 더러운 엑스트라일 뿐이었다.

바로 그때,
우리의 독서를 처음부터 방해했던 옆 자리의 청년이 벌떡 일어섰다!

"왜 그래?"

청년의 돌발 행동에 그 여자친구가 이해할 수 없다는 표정으로 물었다.
청년은 목소리를 가다듬고, 두 손을 나란히 자신이 앉아 있던 좌석으로 쓸어 가며 말했다.

"여기 앉으시죠!!"
"..."
"여기 앉으시죠!!"
"......"

바로 내 앞에 서있던 아가씨에게 자리를 양보하는 것이었다.
그 청년의 여자친구는 당황과 황당이 교차하는 표정으로 말린다.

"왜 그래? 빨리 앉아!!"

청년은 동요하지 않고 언행을 반복한다.

"여기 앉으시죠!!"
"..."
"여기 앉으시죠!!"
"......"

거듭된 권유에도 내 앞에 우뚝 선 그녀는 멀뚱멀뚱 눈만 깜빡인다.
어색해진 청년은 뒷머리를 긁으며 제 자리에 주저 앉는다.
옆 자리의 여자친구가 어리버리 황당한 표정으로 묻는다.

"왜 그랬어?"
"......"

나는 앞에 서 있는 그녀를 한 번 쳐다보았다.
두툼한 스웨터로 인해 더욱 도드라진 그녀의 일부분(?)을 발견하고서야 청년의 행동을 이해할 수 있었다.
난 그 느낌을... 휴대폰 문자로 마누라에게 통보했다.

【 내 앞에 아가씨 배가 좀 나왔지? ㅋㅋㅋ 】
【 나 같으면 무안할텐데 꿋꿋하게 버티는 모습이 더 아름다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