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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좋아하는 신영복 선생님의 서화 한 편입니다.




[신 선생님의 어떤 편지]

- 돕는다는 것은 우산을 들어주는 것이 아니라 함께 비를 맞는 것이다 -

이 글에는 나로서는 매우 아픈 사연이 있습니다. 아마 징역 초년 때의 일이었다고 기억됩니다. 내일 새벽 출소를 앞둔 재소자가 내게 출소 후의 취직을 부탁한 일이 있었습니다. 나의 대학동창 친구에게 메모를 적어달라고 하는 조심스러운 부탁이었습니다. 교도소 생활도 매우 성실하고 양심적인 사람이었습니다. 그러나 당시 내게는 출소자의 취직을 부탁할 만한 동창생이나 친구가 생각나지 않았습니다. 국가보안법으로 수형 생활을 하고 있는 내가 어떤 형태로든 연락을 취한다는 것은 생각할 수 없는 일이기도 하였습니다.

나는 그가 찾아갈 사람을 소개하지 못한 채 그를 떠나보낸 후 한동안 매우 착잡한 마음을 금할 수 없었습니다. 성실하고 양심적인 출소자 한 사람을 도울 수 없는 자신의 처지가 매우 후회스럽기도 했습니다. 한편으로는 만약 내가 감옥에 있지 않고 동창생들과 같은 지위에 있었더라면 비록 그런 능력이 있었을런지는 모르지만 그를 만날 수 없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능력이 있되 만남이 없는 경우’와 ‘만남은 있되 능력이 없는 경우’ 중에서 어느 것이 나은 지에 대해서 한동안 고민하였던 적이 있었습니다.

나는 1년여 동안 그와 함께 수형생활 속에서 나눈 이야기들이 결코 부질없는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않습니다. 비록 그에게 작은 우산 하나도 들어주지 못했지만 그와 함께 비를 맞으며 걸었던 수형생활이 그에게 어떤 형태로든 도움이 되었기를 바라는 마음이었습니다.  

나는 당시의 심정을 다음과 같이 엽서에 적었습니다.

<사람은 스스로를 도울 수 있을 뿐이며, 남을 돕는다는 것은 그 ‘스스로 돕는 일’을 도울 수 있음에 불과한 지도 모릅니다. 그래서 저는 “가르친다는 것은 다만 희망을 말하는 것이다”라는 아라공의 시구를 좋아합니다. 돕는다는 것은 우산을 들어주는 것이 아니라 함께 비를 맞으며 함께 걸어가는 공감과 연대의 확인이라 생각합니다>



다음은... 반전입니다. ㅡㅡ;;



함께 비를 안맞으려는 J양의 모범적인 행동에서 뭉클한 감동을 느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