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반나절만에 떼낸 '처음처럼'
영등포署, 신영복 교수 서각 게시 계획 "국보법 위반자 작품" 비난 일자 백지화
경찰이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로 무기형을 선고 받았던 신영복(67) 성공회대 석좌교수의 서예 작품을 일선 지구대에 걸기로 했다가 반나절 만에 황급히 취소하는 소동을 빚었다.
서울 영등포경찰서는 16일 오전 신 교수의 '처음처럼'이란 서예작품을 서각(書刻ㆍ글씨를 써서 나무에 새기는 것)으로 제작, 관할 지구대 7곳에 걸기로 했다고 밝혔다.
영등포서는 신 교수 서각 게시는 이철성 서장의 특별 지시에 따른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서장도 "업무에 시달리다 보면 봉사 정신이 흐려지기 쉬운데, 이 작품을 보고 각오를 다지자는 뜻"이라고 설명했다.
영등포서는 그러나 이날 오후 게시방침을 전면 백지화한다고 밝혔다. 경찰 관계자는 "당초 좋은 취지로 진행했으나, 언론에 보도된 뒤 일부에서 '경찰이 국보법 위반자 작품을 걸어도 되느냐'는 비판이 나오는 등 논란이 벌어져 백지화했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백지화 결정은 이 서장의 개인적 판단에 따른 것이며, 경찰 고위층은 전혀 개입하지 않았다"고 해명했다.
신 교수는 1968년 통일혁명당 사건에 연루돼 무기형을 선고 받고 20년 복역한 뒤 88년 출소했는데, 개인전을 열 만큼 서예 솜씨가 뛰어나다. '처음처럼'은 95년 개인전 출품작으로 '민체' 혹은 '유배체'로 불리는 개성 넘치는 서체로 많은 이들의 사랑을 받아왔다.
한국일보 이대혁 기자 / 2008-09-17 03:01
신영복교수 서체, 경찰지구대 ‘간판’된다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로 무기징역을 선고받았던 신영복(67) 성공회대 석좌교수의 서예작품 '처음처럼'이 서각(書刻ㆍ글씨를 써서 나무에 새기는 것)으로 만들어져 경찰 지구대에 내걸린다.
서울 영등포경찰서는 신 교수의 '처음처럼'을 서각으로 제작해 올해 말까지 관할 지구대 7곳과 역전 파출소 1곳에 걸기로 했다고 16일 밝혔다.
이철성 영등포서장은 '경찰관으로서 초심을 잃지 말자'고 다짐하는 뜻으로 신 교수의 허락을 받아 이 작품을 일선 지구대에 걸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경찰관들이 갖가지 업무에 시달리다 보면 봉사정신이 흐려지기 쉬운데 이 작품을 보고 항상 새롭게 각오를 다졌으면 하는 뜻"이라고 덧붙였다.
'처음처럼'은 통일혁명당 사건으로 무기징역형을 받았던 신 교수가 1995년 개인서예전에 출품했던 작품으로 '민체', '유배체', '연대체' 등으로 불리는 개성 넘치는 서체와 아름다운 시구로 대중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경찰 지구대에 걸릴 서각은 큰 제목 '처음처럼'과 그 아래 '처음으로 하늘을 만나는 어린 새처럼…'으로 시작되는 시로 이뤄진 출품 당시 서예작품을 가로 100㎝, 세로 40㎝ 크기의 목판에 옮긴 것이다. 서각 제작은 유명 미술대회에서 수차례 입상한 경력이 있는 문래지구대 김상후(55) 경위가 맡았으며, 8점 가운데 1점은 이미 완성돼 지난 12일 영등포서 중앙지구대에 전시됐다.
헤럴드경제 김상수 기자 2008.09.16 08: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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