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대통령의 1주기가 열흘 앞으로 다가왔다.
375일 전 토요일 아침, 짜증과 흥분이 뒤섞인 목소리로 택환 형님이 전화를 해서 접하게 된 그 충격적인 사실...
언젠가 벽초홍명희 문학제에서, 북한강 상류 미산계곡에서 스쳐가다 뵌 적이 있는 도종환 선생님의 시가 생각난다.
어떤 의지의 詩가 봉하마을 노짱의 벽에 소박하게 걸려 있다가 검찰의 무자비한 털어대기가 시작된 후, 그 벽에서 액자를 내려야만 했노라고 회고록에 남겨두셨다. 그리고, 며칠 뒤에 나는 택환 형님의 냉정하지 못한 호통 소리에 늘 반복되던 토요일의 늦잠을 잘 수가 없었다.
담쟁이
저것은 벽
어쩔 수 없는 벽이라고 우리가 느낄 때
그 때
담쟁이는 말없이 그 벽을 오른다.
물 한 방울 없고 씨앗 한 톨 살아 남을 수 없는
저것은 절망의 벽이라고 말할 때
담쟁이는 서두르지 않고 앞으로 나아간다.
한 뼘이라도 꼭 여럿이 함께 손을 잡고 올라간다.
푸르게 절망을 다 덮을 때까지
바로 그 절망을 잡고 놓지 않는다.
저것은 넘을 수 없는 벽이라고 고개를 떨구고 있을 때
담쟁이 잎 하나는 담쟁이 잎 수천 개를 이끌고
결국 그 벽을 넘는다.
나도 뭔가 결단이 필요한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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